고린도후서 11:30 묵상
[고후11:30, 새번역]
꼭 자랑을 해야 한다고 하면, 나는 내 약점들을 자랑하겠습니다.
바울은 고린도교회에 들어온 거짓 사도들이 혈통, 언변, 능력 같은 세상적 기준으로 자랑하며 자신의 권위를 깎아내리자, 어쩔 수 없이 자랑을 하되 그 내용을 완전히 뒤집는다. 그가 내세운 것은 수없이 맞고, 감옥에 갇히고, 파선당하고, 죽을 고비를 넘긴 고난의 목록이었고, 이를 한마디로 내 약점들을 자랑하겠다고 선언한다. 세상의 눈에는 이 모든 것이 실패이고 약점이지만, 바울에게 이 고난은 그리스도께서 걸으신 십자가의 길을 함께 걸어가고 있다는 증거이자, 자신이 부서지고 낮아진 바로 그 자리에서 나는 아무것도 아니고 오직 그리스도만이 전부라는 진리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통로였다. 거짓 사도들이 힘으로 교인들 위에 군림할 때, 바울은 오히려 약함으로 그들을 섬기고 양육했는데, 그 약함이야말로 선한 목자의 사랑이었고, 부서진 그릇 사이로 빛이 새어나오듯 그의 약함 사이로 그리스도의 능력이 빛났기에 세상 그 무엇보다 강한 강점이었다. 이것이 복음의 역설이며, 바울이 온몸으로 증명한 십자가의 정신이다.